아이폰12 달 찍는 법 : 선명하게 갬성 달 사진 찍기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戍樓)에 홀로앉아
큰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차에
어디서 일성호가(一聲胡笳)는 나의 애를 끊나니"

이순신 장군께서 한산도에 뜬 달을 보며 그만 갬성이 차올라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을 담아 지으신 시조입니다.

그렇습니다. 예로부터 달은 우리의 갬성을 완성시켜주는 자연의 끝판왕이었습니다.

우리는 갬성이 담긴 아이폰을 사고, 갬성이 담긴 케이스를 사고, 갬성이 담긴 에어팟, 아이패드를 씁니다.

갬성이란 이름으로 아이폰을 사용하는 우리는 앱등이로서, 달이란 것은 우리 손에 든 이 아이폰으로 꼭 한 번 찍어줘야하는 갬성샷인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아이폰의 기본 카메라로는 갬성 달 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아이폰12의 기본카메라는 달 사진이 찍히지 않았습니다.

달에 자동초점 및 자동노출값(AF/AE)을 고정시켜 아무리 낮추어 보아도 달은 둥그렇게 뭉개지고 말았습니다.

야간모드를 켜놔서 그런걸까요. 야간모드를 끄고 기본 카메라 앱으로 다시 한번 시도해보았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동일하네요. 제대로 잡아주지 못합니다.

인터넷에서 소개하는 다른 방법으로도 시도해보았습니다.

밝은 가로등 불빛에 카메라를 대고 초점/노출값을 고정 시킨 뒤 달에다 가져가면 찍힌다고 하는데요.

그냥 찍은 것보다 형태가 드러나서 혹시나 했으나 역시나 실패였습니다.

갬성 애플빠에게는 포기가 없습니다.

카메라 촬영 요소들을 조절할 수 있는 서드파티앱을 다운 받아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저는 야메라 라는 카메라 어플을 받았고 수차레 시도 끝에

드디어 아이폰12로 달 찍는 법을 알아냈습니다.

순서대로 찬찬히 따라해주세요.

우선 야메라 어플을 실행시키고 EXPOSURE(노출)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카메라가 달을 향하게 하고 최대한 디지털 줌을 땡겨줍니다.

여기서 포인트 달을 한 번 터치해서 auto로 촬영값들이 저절로 설정되게 합니다.

이후 custom모드로 들어가 달의 모양을 주시하면서 ISO값을 천천히 낮춰주세요.

이어서 shutter(셔터속도)값 역시 달 초점을 주시하면서 천천히 낮춰줍니다.

이 두 값을 조절해서 달이 가장 선명하게 세팅한 후 촬영해줍니다.

달이 많이 확대된 상태라서 조금만 손을 떨어도 많이 흔들렸는데 촬영물에서는 흔들림 없이 사진이 나왔습니다.

달을 더 크게 찍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아이폰12와 아이폰12미니는 동일한 스펙의 광각, 초광각 카메라가 2개씩 들어가 있습니다. 보통 스마트폰의 카메라는 대부분 광각렌즈가 기본인데 이 광각렌즈로 멀리 떨어진 달을 보면 코딱지만큼의 크기로 나옵니다. 기술이 좋아진 요즘 디지털 줌으로 땡겨도 형태가 흐릿해지고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이건 앱(어플)의 문제라기보다 하드웨어적인 한계입니다.

그렇다면 왜 기본 카메라 앱으로는 잡아주지 못했던 걸까요.

아이폰 기본 카메라의 경우 애플이 일상에서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찍어도 가장 예쁜 사진이 나올 수 있도록 시스템상 최적화 해놓았기 때문에 셔터속도, ISO값 등 조절이 필요한 달 사진 등의 특수한 상황에는 적합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카메라 촬영 요소를 조절할 수 있는 서드파티 앱을 사용한 것입니다.

아이폰12와 아이폰12미니는 동일한 스펙의 광각, 초광각 카메라가 2개씩 들어가 있는데 여기에 망원카메라가 추가된 아이폰12프로 모델은 기본카메라로 어떤 다른 결과물이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아이폰12프로(맥스)로 기본카메라로 찍힌 달 사진 정보 있으시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추가적으로 아이폰 기본 사진 앱의 강점인 보정기능으로 조금 더 만족스럽게 보정했습니다.